아무 것도 안 했는데
 임현숙(군포문인협회 회원)
 [2018-10-15 오후 5:50:00]

아무 것도 안 했는데 벌써 1130분이야

조카가 바꿔준 휴대폰 새 배경화면

문구가 날 당혹스럽게 한다

 

TV드라마 보다 까무룩 잠 들기를 여러 번

금싸라기 같은 시간

바보상자와 엿 바꿔 먹기를 수 만 번

 

시간의 노예로 살아 온 일상

이젠 바꿀 때도 됐는데

호기롭게 빠져나올 때도 됐는데

 

아아, 아무 것도 안 했는데 벌써 12시야

정작 이부자리만 폈을 뿐인데

푸념 따윈 상관없이 내일은 오고

 

아무 것도 안 했는데 내 나이 쉰,

가끔은 머리 보다 몸이 앞서는 나이

나는 아직 아무 것도 안 했는데.

 

 

시집 <오뎅과 동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