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문정의 육아이야기7. 아이의 독립을 지켜보는 즐거움
 아이들이 독립하는 과정은 성장하는 과정
 [2020-10-12 오후 7:53:30]

10개월 된 시연이는 요즘 부쩍 바빠졌다. 책상에 손 짚고 이리저리 움직이더니 이제는 손을 놓고 서있기를 시도하다가 엉덩방아 찧기를 수없이 반복한다.

 

담임 선생님은 오늘도 호들갑스럽게 나를 부르더니 원장님 이건 과학이에요. 과학! 믿을 수 없어요, 아이가 손을 잡아주는 순간 오른발을 떼고 자연스레 왼발을 떼어요요. 같은 발을 떼면 안 된다는 걸 이미 다 알고 있어요. 기특해요그렇게 걸음마를 배워가는 아이 모습을 바라보며 흐믓 해 하는 선생님 눈빛은 봄 햇살처럼 따뜻했다.

 

어린이집은 5살 된 쌍둥이 여자아이가 있다. 쌍둥이라 둘 간의 싸움이 잦아 엄마는 신발도 똑같은 걸 사주신다. 그런데 4짝 신발을 바르게 신고 어린이집에 오는 날이 거의 없다. 왼쪽만 신고 오는 날도 있고, 오른쪽만 신고 오기도 하고 또 짝은 맞지만 돌려 신고, 신발을 짝 맞춰 제대로 신고 오기는 쌍둥이에게 하늘에 별 따기보다 어렵다. 이런 아이들에게 엄마는 한 번도 바로 신으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엄마의 모습은 마치 여름 해변에 파도가 쓸고 갈 것을 알면서도 모래성 쌓기를 반복하는 아이를 바라보듯 하다.

 

여섯 살쯤 되면 아이들은 친구 관계를 아주 중요시한다. 교실에서도 친구들과의 놀이로 항상 시끌시끌하고, 오늘은 어디에서 놀까, 누구 집에서 놀까, 뭘 하고 놀까를 고민하고 계획하며 하루를 보낸다.

 

 그러다 하원 시간이 되어 엄마는 바쁜 마음으로 발걸음을 재촉한 엄마는 당황하기 일쑤다. 어린이집으로 오면, 엄마하고는 눈도 안 마주친다. ~~ 친구 손을 잡고 밖으로 달아나기 일쑤다. 아침 등원 시 기분이 안 좋았는데 지금은 어떨까, 혹시 내 아이만 남은 건 아닐까, 엄마를 기다릴 아이 모습을 상상하며 퇴근하지만 기우였다. 마치 가을에 나뭇잎들을 바람에 하나둘씩 계속 내어주는 나무의 모습이다.

 

 곰의 모성애는 인간보다 더 깊고 따뜻하다고 한다. 하지만 어미 곰은 새끼들이 2년쯤 자라면 평소에 눈여겨보았던 먼 숲 산딸기 밭으로 새끼를 데리고 간다고 한다. 어린 새끼가 산딸기를 따 먹느라 잠시 어미 곰을 잊게 되는 그 틈을 타서 어미 곰은 몰래 아주 새끼 곁을 떠난다.

 

정성스럽게 2년이나 애지중지 키운 새끼를 매정스럽게 떠나보내는 것은 간단한 이치다. 스스로 혼자 사는 법을 터득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에 새끼를 살리기 위해 떠나보내는 것이다. 혼자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엄마의 사랑은 겨울 살갗을 애는 바람보다 더 차갑다.

 

아이가 혼자 매일매일 엉덩방아 찧는 아픔을 견디며 걸음마를 배우고, 불편함을 느껴야 제짝 신발을 찾는 이치도, 친구 따라 놀이에 더 집중해 사회성을 배워 가는 이치도, 독립을 위해 매정하게 새끼 곁을 떠나는 곰의 모성도 자연의 순리다. 진짜 아이의 세상살이를 배우는 과정은 스스로 수없이 많은 연습을 통해 이뤄낼 때만이 더욱 가치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다 알고 있다. 이에 참견도 불안함도 내려놓는 연습이 필요하다. 아이들이 독립하는 과정은 성장 과정이며 기다리며 지켜보는 것도 즐거움이다.

 

  강문정

  군포시립숲속반디채어린이집 원장

  '깜빡하는 찰나, 아이는 자란다'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