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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아니라 ‘선생님’이라 불러주세요
지역주민 일본어 교육 책임지는 ‘실버일본어봉사단’
“사람들 가르치고 있는 모습, 꿈만 같아”

[2011-07-06 오후 3:38:00]
 
 

2010, 본지 525호부터 534호까지 10회에 걸쳐 연재했던 아름다운 군포을 다시 연재합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군포지역에서 이웃을 위해, 지역주민을 위해 묵묵히 땀 흘리며 수고하는 분들, 삶에 대한 애정과 열정으로 스스로의 삶을 가꾸어 가는 분들의 이야기를 담고자 합니다. 주변에 아름다운 군포이 계시면 제보해 주십시오. <편집자 주>

 

▲ 좌로부터 유이순, 임무생, 임우철, 전하봉, 정숙자 어르신.
 

월요일 오전, 군포시자원봉사센터(소장 이종원) 회의실은 일본어를 배우는 열기로 가득하다.

낭랑한 강사의 목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어 강사의 모습을 자세히 확인하고는 다시 한 번 놀란다.

하얀 명주실처럼 고운 백발에 눈가에는 자상함이 묻어나는 주름이 가득하나 눈빛은 예리함이 넘친다. 꽤 수준 높아 보이는 일본어 책을 술술 읽고 쓰고 또 강사의 질문에 일본어로 답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둘러보니 중년 전후의 주부들과 남녀 어르신들이 대부분이다.

실버일본어봉사단’. 지난 2006, 군포시노인복지관(관장 금동창)의 교육 프로그램 강좌 중 일어회화반을 맡고 있던 강사의 제의로 실버일본어봉사단을 창단, 그해 여름부터 군포시 자원봉사센터에서 지역주민들을 모아 일본어 교육을 시작했다.

초창기엔 일본어를 잘 하는 것과는 상관없이 남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컸다. 그러나 어르신들이 교육 자원봉사를 한다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했던 당시 자원봉사센터(당시 이혜령 사무국장)의 적극적인 지원과 지지로 수강생들을 모집했고 예상 밖으로 많은 수강생들이 모였다. ‘전에도 이런 교육이 있었지만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기도 했으나 배우고 싶은 사람이 단 한 사람이라도 있으면 가르치겠다는 어르신들의 마음에는 폐강의 우려 같은 것은 없었다고 한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올해 햇수로 6년째다. 처음에는 자원봉사센터 한 곳에서 초급반부터 개설해 교육하던 것을 해를 거듭함에 따라 초급반, 중급반, 고급반으로 나누어 교육을 실시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 네 분으로 시작한 강사가 부족하게 됐는데, 마침 강사 지망생도 늘어 일본어 수준에 따라 여러 장소에서 교육을 할 수 있게 됐다. 현재는 매주 월요일 오전에는 군포시자원봉사센터, 화요일 오전에는 광정동주민센터, 목요일 오전에는 주몽종합사회복지관에서 수준별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우리 같은 늙은이들에게 일할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지요. 이 나이에 선생님소리 들으며 학생들 앞에 설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라고 이구동성 입을 맞추시는 어르신들. “여자로서의 미덕만을 강요당하며 살아온 지난 세월을 생각하면 지금 이렇게 사람들 앞에 서서 가르치고 있다는 것이 정말 꿈만 같아요. 시절이 정말 좋아진 거죠

선생님이라 불릴 때가 가장 부담스러우면서도 가장 보람을 느낀다는 실버일본어봉사단의 어르신들은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일본어를 가르칠 뿐만 아니라 다른 봉사활동도 하신다. 전하봉 어르신(실버일본어봉사단 회장)은 하모니카 봉사를 하고 있고, 유이순 어르신은 광정동 방과후아카데미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내놓기도 했다.

그리고 봉사단에서 다달이 조금씩 모으고 있는 회비로 그때그때 필요한 곳에 성금을 내거나 후원을 하기도 한다. 올해부터는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한 차례씩 군포시를 위해 수고하는 곳을 찾아가기로 했다. 그곳이 어디인지는 비밀이라신다.

할 일이 생겨 건강도 더 좋아졌고, 삶에 활기도 느낀다고 말하는 어르신들의 일본어 실력은 더도 덜도 아닌 선생급이다. 더 많은 것을, 더 잘 가르치기 위해 1주일에 3시간씩 모여서 공부하는 실버일본어봉사단 어르신들. 이런 젊고 건강한 정신을 가진 어르신들의 삶이야말로 이 시대 젊은이들의 말 없는 멘토요 길라잡이가 아닐까.

 

<573201177(발행) ~ 713>

허미례시민기자(gunpo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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